소풍 전날 밤, 아이는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가방을 몇 번이나 다시 싸고, 도시락을 머리맡에 놓아 보고, 불을 끈 뒤에도 한참을 뒤척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평소에는 몇 번을 흔들어야 겨우 눈을 뜨던 아이가, 소풍날 아침에는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 앉아 있습니다. 졸린 아이를 일으킨 것은 바로 설렘과 기대였습니다.
새벽에 나오는 일을 흔히 결단이나 훈련의 문제로 여기기 쉽습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결단만으로 떠지는 눈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기대가 있는 새벽은 다릅니다. 소풍 전날의 아이처럼, 몸이 눕기 전에 마음이 먼저 길을 나서 있기 때문입니다.
호세아 6장 3절은 이렇게 말씀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 빛 같이 어김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 하니라"
제 마음을 붙드는 표현은 '어김없나니' 입니다. 새벽 빛은 우리가 깨어 있든 잠들어 있든 어김없이 옵니다. 하나님의 나타나심이 그와 같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은혜는 우리가 애써 새벽을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닙니다. 이미 오고 계신 분을 맞으러 나가는 일입니다.
다만 '힘써'라는 표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비는 어김없이 내리지만, 그 비를 흡수하는 것은 갈라진 땅입니다.
지친 몸, 풀리지 않는 걱정, 서먹해진 관계처럼 우리 삶의 말라 갈라진 틈바구니가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 것이 아니라, 늦은 비가 들어올 자리가 됩니다. 그러니 이번 새벽 마른 채로, 갈라진 채로 나오시길 힘써 주세요.
다가오는 특새 첫날 밤, 알람을 맞추실 때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 알람은 일어나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내일 새벽 주님을 만나러 가겠다는 기대 라고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섯 번의 새벽, 한 번의 저녁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소풍 전날의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시기를 바랍니다.
새벽 빛은 이미 오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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